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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할 많은 것들
산은 내 안에 있다.스스로를 비춰주는 거울. 늘 똑같지만 늘 똑같지 않은 것.후기에 가서는 그도 틀을 깨고 다양한 형태로 산을 표현한다. 삶에 대한 회고가 담긴, 유연해진 모습이었다.그에게 산은 무엇이고 나의 산은 무엇일까?
그러나 당신의 손길에 아프게 꺾이는 영광을 나에게 주십시오.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날이 저물어 꽃을 바칠 시간을 놓칠까 두렵습니다. 꽃을 꺾는 행위는 유치원에서 일하는 내게 그리 낯설지 않다. 너무나도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있는 이 아이들은, 그게 설령 생명을 가진 꽃이라고 하더라도 어렵지 않게 그 생명을 순식간에 끝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꽃을 꺾고, 그것으로 무언가를 장식하고, 꽃다발을 만들고, 화병에 꽂는 일련의 과정들을 어느 순간부터 그리 탐탁치 않게 여겼던 것 같다. 그런데 뭐랄까, 이 시를 보고 처음 다가온 질문은 '아프게 꺾인다는 것은 과연 나쁘기만 한 것일까?' 였다. 결국 누군가에게 내 자신을 온전히 바치는 그 숭고한 모습이 떠올랐다. 내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하..
우연치 않게 방학이 있는 삶을 살게 되다보니, 주어지는 약 2주간의 시간 동안에 어떤 일을 하며 재충전을 할 수 있을지 참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이번 여름 방학을 맞이해서 떠올린 것은 서핑이었다. 교사들을 위한 서핑 연수가 열린다는 공문을 보게 되었고, 이곳 저곳에서 짧게나마 서핑 경험이 있던 나는 주저없이 신청서를 보냈다.그리고 오늘, 집에서 약 20분정도 소요되는 송정 서핑샵에 도착했다. 사람도 너무 많고, 날씨는 덥고 시끌시끌한 분위기가 참으로 낯설었다. 그야말로 에너지가 실시간으로 빠져나가는 경험이었다. 수트를 받아들고 생각했다. 나, 할 수 있을까? 그냥 그만하고 집으로 갈까? 요 며칠 비가 와서 그렇다는 안내를 듣기는 했지만, 빗물과 모래가 묻은 축축한 웻수트를 받아드니 그리 기분이 유쾌하..
주말에 의성에 다녀왔다.처음 D가 농사짓던 밭이 불에 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 사실은 그렇게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도 같다. 화재 후에도 유치원을 걱정하고 마무리를 하겠다고 와 주었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체리의 맛을 느낀 그 사나이처럼 삶의 마지막 순간을 경험한 후 돌연 모든 것이 너무나도 고요해진 그 상태가 아니었을까?하지만 직접 눈으로 마주한 불탄 땅은 생각보다 훨씬 적막하고, 상실이 뚜렷했다. 마치 누군가의 지난 시간이 그 위에 겹겹이 쌓여 있다가, 순식간에 꺼져버린 것처럼. 그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아무 말도, 어떤 위로도 쉽사리 나올 수 없었다.그래도 사람들은 모였다. 말보다는 손을, 위로보다..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주말의 여유였다. 달맞이길에 있는 카페 더반베를린을 좋아하는데, 책을 세 권이나 가져가서 정말 좋은 시간을 가졌다. 커피 플라이트와 좋아하는 바나나 푸딩을 시켜놓고 이렇게 멋진 뷰를 보며 책을 읽다니. 너무나도 황홀했다. 나를 잘 대접하는 방법을 익히고 있는 요즘, 이 기억이 쌓여 더 나은 하루를 만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달맞이길에 있는 갤러리들을 찾다 알게 된 조현화랑이 카페 바로 옆에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카페보다 한 층 아래에 있는 화장실을 다녀오며 창밖으로 본 옆 건물의 옥상에 핀 꽃들을 보며 감탄했는데 바로 그 곳이 조현화랑이었던 것이다. 신나는 마음으로 조현화랑에 들어섰다. 너무나도 멋진 조경이 나를 반겨주었다. 조경 전문가가 한 번 왔다 ..
내가 당신을 귀하게 여겼던 것만큼누구에게든 귀한 사람으로 대접받길 바랍니다내가 당신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여겼던 것만큼누구에게든 가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아지길 바랍니다내 가장 아픈 곳을 밝혀 사랑한 것만큼누구에게든 가장 깊은 사랑의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지나간 날들이 당신에게 슬픔의 기록으로 남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고통과 자기 연민의 도구로 쓰이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아무런 기억도 추억도 아니길 바랍니다어떤 계절에 내린 비어떤 가을날에 떨어진 잎사귀 하나쯤의 일로고요하게 지나간 날들이길 바랍니다당신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지는 않겠습니다내 기도가 들리지 않는 세상에서당신은 당신의 기도로나는 나의 기도로서로의 삶을 살아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살아서 다시는 서로의 빈자리를 확인하지 않게 되길..
너와 함께 뱀이 되려 했어오후의 따뜻한 바위를 타고 넘으며새들의 노래를 들으려 했어바람 좋은 풀밭에 머물며장대 끝에 피는 꽃을 흔들려 했어떡갈나무 뿌리도 알지 못하는흙냄새와 너만 있는 곳으로 가너에게 나를 꽁꽁 묶어두고언제까지나 머리맡에 네 박동을 켜두려 했어너는 뱀이 되지 않았지만 누가 너처럼 우아하게 나를 빠져나갈 수 있겠니?낡은 비늘을 벗고 고통 속에서네가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나 혼자 오래오래 지켜보려 했어어쩌다 커다란 먹이를 먹으면한 달 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잠도 자지 않고눈이 멀 때까지 너만 바라보려 했어침묵으로 된 길고 긴 사랑 이야기를너와 함께 써보려 했어한 벌뿐인 드레스를 고목나무에 걸어놓고못 찾는 짐승으로 남으려 했어백 년 동안 계속되는 게으른 신혼을너와 함께 맞으려 했어시간이 지나고 ..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고 거룩한 부르심으로 불러주셨다. 그것은 우리의 행위에 따른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계획과 은혜에 따른 것이다. 이 은혜는 영원 전에 이미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주신 것인데 이제는 우리 구주 그리스도 예수의 나타나심으로 인해 드러나게 되었다. 예수께서는 죽음을 폐하시고 복음으로써 생명과 썩지 않을 것을 밝히 드러내셨다. 그리고 이 복음을 위해 나를 선포자와 사도와 선생으로 세우셨다. 이로 인해 내가 다시 이러한 고난을 당하지만 나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내가 믿고 있는 분을 알기 때문이며 내가 맡은 것을 그분께서 그날까지 지켜주실 수 있음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디모데후서 1: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