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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요양보호사 (11)
감사할 많은 것들
어제부로 한달간의 요양보호사 자격증 이론/ 실기 교육이 마무리되었다. 이제는 80시간의 실습과 진짜 시험만이 남은 것이다. 사실 마지막 한 주에 가장 느끼는 점이 많겠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해 3일을 빠지다 보니 순식간에 지나간 듯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기억에 남는 것은 이 곳에서 배운 내용이 정말 내 인생에 필요한 내용이었다는 점이다. 약간 과장해서 말하면 그 누구의 인생이라 하더라도 이런 공부는 꼭 필요한 것 같다. 누구나 맞이하는 노년기에 대해 자세히 알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나이가 들면 죽어야 한다고 한다. 요양원에 있는 어른들이 불쌍하다고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노년의 모습이 우리 대부분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것은 자연..
오늘은 수업에 갔더니 내 옆에 앉으시는 짝지 선생님께서 선물을 주셨다. 아주 알록달록하고 예쁘게 생긴 행주인데, 아가씨가 살림하니 갖다 쓰라며 건네주셨다. 주시면서도 약간 멋쩍으셨는지 내 책상 위로 던지듯이 놓고는 사라지셨는데, 순간 이걸 받아도 되나 망설여졌다. 하지만 주시는 분이 좋은 마음으로 주셨으니 나도 좋은 마음으로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감사합니다! 하며 덥썩 받아버렸다. 그렇게 받고 보니 감사한 마음이 더 커졌다. 좋은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 그리고 내가 받지 않는다면 어색해질 수도 있을 그 마음을 반가운 마음으로 응답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상황은 다음 주에 생일을 맞는 누군가에게 어떤 선물을 줄지 고민하는 내 모습과 겹쳐진다. 역시 선물을 주는 사람이 더 어려운거구나. 주고싶은 마음은 ..
"나 나중에 나이 들면 00씨가 요양보호사 해줘." "엉덩이가 탱탱해서 예쁘네." "얼굴도 예쁜데 몸매도 예뻐." 예전에는 누군가 나에게 무례한 말을 하면 그걸 욕이라고 받아들였다. 화도 났다. 지금도 물론 칭찬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말을 한 분들은 대부분 좋은 뜻으로 하셨을 것이다. 100% 이해할 수는 없어도, 나도 나름 컸는지 그냥 네 하고 넘어가게 된다. 허허 하고 웃기도 한다. 서로를 잘 모르는 상태지만 상대방에게 좋은 말을 해 주고 싶어서, 널 보면 내 기분도 좋아진다고 말하고 싶어서 이런 말을 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고 짐작해본다.
어제 오후에는 임종요양보호라는 주제로 수업을 진행했다. 나이드신 분들을 돌보다 보면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순서 중 하나이건만, 숙연해지는 분위기는 어쩔 수 없었다. 임종 전 증상과 그 분들을 도와드리기 위한 방법에 대해 배우면서 인간에게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감각이 청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차분한 목소리로 그 분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사랑을 표현한 후 만나고 싶은 분이 있으신지를 묻는 등의 절차가 필요한 이유다. 겁이 나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임종 후 대상자를 도와드리기 위해 숙지해야 하는 사항에 대해서 배울때는 더 그랬다. 돌아가신 분의 몸이 굳어버리기 전에 바른 자세로 만들어드리고, 분비물을 정리하고, 베개로 머리를 받쳐드리는 등. 내가 과연 이 과정을 '대상자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국비지원 수업이라 필수적으로 입실, 퇴실 체크를 하게 되어있다. 수업을 마치고 퇴실버튼을 누르려고 앱을 켰는데 선명하게 보이는 입실 버튼. 그 말인 즉슨 아침에 입실 체크를 하지 않았다는 거다. 이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게 된 이유, 즉 핑계거리를 찾아보자면 어그러진 수면 패턴이 아닐까한다. 주일부터 오늘까지 계속 저녁에 일이 있어 평소보다 약 3시간을 늦게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났다. 보통 7시간은 자는 편인데 현저히 그 시간이 줄어들면서 오늘은 하루종일 편두통이 계속된다. 어쨌든 오늘 나의 출석은 인정되지 않았고, 있었지만 없었던 사람이 되었다. 어이없는 실수였지만 이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좀 더 생활을 정돈하라는 주님의 뜻임을 안다. 오늘도 참 감사한 하루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의 결론은 '그러니까 건강관리를 잘 해서 남의 도움없이 잘 살아갈 수 있는 노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되는걸까? 그렇다면 현재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모든 분들은 '제대로 건강관리를 하지 않은 업보'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지금 당장 신체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있지 않을지라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인간은 원래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안다. 그 누구도 자신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으며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그렇기에 오늘의 나에게 중요하게 느껴지는 지점은 대상자는 대상자대로, 요양보호사는 요양보호사대로 스스로를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 40-60대 어른들이 많으신 이 필드에서 20대인 나의 등장은 머릿속에 물음표를 만드나보다. 특히 어제 섭취요양보호 수업을 맡으신 강사님께서는 내 나이를 물으시고 왜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를 너무나도 궁금해하셨다. 사실 나조차도 내 자신이 이 자리에 와 있다는 것이 생소할 때가 있다. 하지만 수업 내용을 듣다 보면 이 내용이 정말 내가 궁금해하던 것이며, 어른들을 대하는 내 행동의 근거가 된다는 생각에 벅찬 마음이 들 때도 있다. 나는 내 할머니들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래서 내가 가진 사랑을 그분들께 최대한 표현하고 싶었다. 할머니에게 착 달라붙어서 껴안고 있기도 하고, 예쁘다고 말하며 뽀뽀하고, 사랑한다는 표현도 아끼지 않았다. 얼마 전 할머니의 백신 접종때문에 대기하던 중, 옆에서 본인의 차례..

오늘은 도시락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대학교 때 식비를 아끼기 위해서 이것저것 챙겨다녔던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도시락을 싸게 된 것 같다. 회사를 다니면서는 끼니를 챙기는 데에 의의를 두었기 때문에 무언가를 해 먹을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따지고 보면 거의 3년만이다. 나는 머리가 복잡할 때 음식 만드는 걸 좋아한다. 여러가지 재료를 다듬고, 이 재료들과 양념을 어떻게 조합할지 고민하는게 정말 즐겁다. 시간 가는지 모르고 요리하다 보면 잡념이 다 사라진다. 다행히 대체로 맛도 나쁘지 않고, 같이 사는 사람이 잘 먹어주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다. 일과를 마치고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내일 도시락 반찬을 고민한다. 지금 냉장고에는 뭐가 있지? 팬트리에는? 내가 뭐든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마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