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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과 자각

2021년 6월 넷째주를 보내며

cestmoichaeyoung 2021. 6. 28.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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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것들이 정리된 한 주였다. 3개월간 매주 금요일마다 섬기던 셀모임의 한 학기가 마무리되었고, 새로운 상황에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게 허락하셨다. 특히 혼자 있는 시간과 함께 있는 시간을 적절히 분배해 주심으로써 더 많은 통찰을 주심에 감사하다.

이 세상에서 여러 역할을 하고 있는 나가 있다. 나'들'이라고 말해야 할까? 어떤 일에, 정확히는 사람에 영향을 받아 휘청이는 나는 수많은 나들 중 하나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큰 문제로 받아들일 것이 없으며 고뇌에 빠질 것도 없다. 지금 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이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나의 모습이 맞는지, 지금 내가 수행하는 버전의 나를 끊임없이 점검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겠다.

주님께서 주시는 사인을 외면하고, 세상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보겠다고 억지부리던 내 자신을 돌아본다. 나는 과거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현재를 사랑하고, 미래를 더욱 기대한다. 나의 미래에 두려움이란 없다. 실행하는 나는 실행하지 않는 당신을 이해할 수 없다. 그렇기에 나는 당신과 같이 가지 못한다. 적어도 나에게는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끝으로 셀모임을 마무리하며 적었던 것을 공유하고 싶다.


‘주님, 저는 어쩔 수 없는 죄인인가 봅니다. 이렇게 선데이 크리스천이 되어가네요. 모태 신앙인으로서 가졌던 안일함이 끝나고 이제는 정말 신실하게 주님만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요. 특별새벽기도에서 받았던 은혜도 사라져가는 듯 하고, 이제는 교회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지루한 일상처럼 느껴집니다. 이런 저를 바라보시는 주님, 제가 새로운 믿음의 여정을 걸어나갈 수 있기 위해서는 사역을 맡아야 하지 않을까요?’

지난 여름 주일 예배를 마치고 주차장으로 가던 중 주님께 드렸던 말씀입니다. 사실 그때 저는 교회에서 어떤 형태로든 섬기는 것을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었고, 이 말씀을 드리면서도 속으로는 콧방귀를 뀌며 ‘하, 내가 무슨 섬김이야. 교회 오면 한 마디도 못하는게.’라며 스스로 저를 질타했습니다.

그러다 작년 말, 유령처럼 교회를 다니던 저에게 목사님께서 셀장으로 섬기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 주셨습니다. 셀장이라는 무게가 쉽지 않게 다가왔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있다고 하지만 제 세상적인 모습에는 ‘남을 위해 내 것을 희생하고 싶어하지 않는’ 모습도 포함되어 있었거든요.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희미한 믿음도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은 분명 좋은 것이라는 것을요. 일상 중에서도 계속 묵상하고 기도한 결과, 제가 가진 부담감은 사실 교회라는 공동체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2021년 셀을 섬기게 되면서 제가 세운 목표는 ‘셀원분들과 즐겁게 예수님 이야기하며 친밀해지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즐겁게’ 라는 말이 왠지 교회의 큰 그림?에 반하는 것은 아닐까 염려가 되기도 했습니다. 경건해야하고, 거룩해야 한다면 왠지 즐겁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매주 셀원들과 보내는 한 시간을 정적으로 보내고싶지는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즐거워하는 저희 모습을 예뻐하실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이 즐거움과 경건함이라는 두가지가 충돌하던 때에, 기도를 하면서 주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 날이 생각납니다. 제가 가진 목표의식으로 셀원분들을 기쁨으로 대할 때, 셀원끼리 친밀하게 될 뿐만 아니라 교회에서도, 또한 예수님께서도 즐거워하신다는 확신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거룩해지는 여정이라는 사실도요.

제 이런 고민을 공유드리자, 목사님께서는 주님께서 주시는 기쁜 마음을 잘 묵상해보라는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정말 기쁘고 즐겁게 셀원분들 섬기게 해 주세요, 라고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매일 셀원분들 떠올리고 주님께 보살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중보를 하다 보니 결국 셀원분들의 기도제목은 ‘00아, 너 이런 제목으로 기도해야 해.’하고 주님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친밀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셀원들을 어떻게 성장 시키시는지 관심을 가지고 살피는 건강한 관계 맺기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기도에 대해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정말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기도하라는 마음을 주셨다는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기도 중에 제가 정말 눈을 감고 그림을 그리듯이 세세하게 떠올렸던 장면들은 모두 이뤄 주셨습니다. 그렇기에 셀원들에 대해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친밀이 세상적인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 아닌, 중보를 잘 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저를 셀장으로 세워주신 목사님, 그 기저에는 신실한 믿음이 있으셨다는 것을 이제는 알겠습니다. 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해 주시는 분은 주님이신 것을 절실히 깨닫는 지난 3개월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내가 너랑 더 친밀해지고 싶다.’라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날마다 듣게 해 주신 주님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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