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후회할 만한 일이 있었다.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나지만, 굳이 기회가 있기 전에는 먼저 말을 꺼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어제는 꼭 관심을 끌기 위한 사람처럼 또는 내 자신을 꼭 드러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처럼 굴었다. 질문자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는데 꼭 내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TMI를 쏟아 낸 것이다.
그런 내 모습이 별로였던 것은 차치하고라도, 그 일이 나를 이렇게 괴롭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지 생각해봤다. '사람들은 빈틈없어 보이는 이들을 별로라고 생각한다는데, 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나를 별로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그럼 나는 이 분들께 사랑을 못 받는건가?' 이 생각이 제일 컸지 싶다.
왜 나는 겸손하지 못할까?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만한 행동을 못할까? 그 생각이 오늘까지 이어지면서 새벽에 이에 관해 기도를 하던 도중 한 가지 질문을 던지셨다.
'네가 겸손해야 하는 이유가 세상에서 사랑받기 위함이니?'
갑자기 겁이 났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이 문제에 대해 고민했던 시간들이 떠오르면서, 스트레스까지 받아가며 세상에게 사랑받고싶어했던 내 자신을 되돌아봤다.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하면서도 세상적인 모습을 가지고 살아가고 죄를 가벼이 여기던 내 모습을 다 보셨을 주님께 너무 죄송했다.
“무슨 일을 하든지, 경쟁심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고, 자기보다 서로 남을 낫게 여기십시오. 또한 여러분은 자기 일만 돌보지 말고,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일도 돌보아 주십시오. 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그것은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빌립보서 2:3-5)
내가 가지고자 하는 것이 겸손이라면, 그 이유와 배경은 오직 주님이셔야 한다. 내가 가지지 못한 무언가가 떠오르는 이유 또한 주님께로 가는 길에 필요한 덕목이기 때문이어야 한다. 내가 탐내는 모든 것은 주님께서 그 마음을 내게 주시기 때문이다.
정결하게 살아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매일 주님의 방향을 바라보고 살고 싶다. 아무리 바빠도 매일 아침 2시간 하나님과의 대화 시간을 확보하려는 이유다. 오늘 주신 이 하루, 그리고 이런 가르침을 허락하시니 감사하다.